그때 부동산 경매를 배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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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도 가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군대를 만기 전역하던 날이었습니다. 제대 날짜가 추석하고 겹치던 그날, 하루 일찍 집에 가라는 군단장님의 명령에 충성을 다하며, 본심을 말하면 이게 왠 떡이냐 하며 룰루랄라 집으로 갔죠^.^

 

‘군대의 하루는 사회의 1년이다’라는 정신으로 무장한 군바리는 그 떡을 절대 놓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떡은 먹으면 안 되는 떡이었나 봅니다. 먹고 나니 바로 체했거든요. 어째든 그렇게 땡잡은 기분으로 좋게 집에 왔는데, 집안 분위기가 매우 묘했습니다. 부모님의 모습이 어둡고 힘이 없고 무기력해 보였으니까요.

 

알고 보니 제가 살던 집이 부동산 경매에 넘어갔던 겁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월세로 그리고 전세로 떠돌기만 하던 우리가족이 처음으로 장만한 집이었는데, 그 당시에 지어진 연립주택을 은행 대출을 안고 샀던 정말이지 피와 땀이 서려있는 소중한 집이었습니다. 당시 어머니께서  무슨 일수도장 찍듯이 칸칸이 나눠져 있는 무슨 수첩에 도장을 찍어 나가며 얻은 집이었죠.

 

그렇게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교가서 주말마다 집에 오고 군대서도 휴가 때 마다 오던 그 집이 제대하고 와보니 부동산 경매를 당했다는 거지요. 이게 무슨 소린지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는 사람 보증을 섰다가 그 사람이 빚을 안 갚으니까 대신 우리 집이 경매에 넘어갔던 거라고 하더군요. 무슨 그런 거지같은 법이 있냐고 혼자 분통을 터뜨려도 봤지만 별 수 없었죠.

 

그리고 얼마 후 누군가 집에 찾아왔습니다. 몇 일까지 집을 비우라는 얘길 하고 가네요. 이런 저런 실랑이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죄인마냥 고개 푹 숙이고 알았다고 하고 말았고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줄 알고(그게 명도라는 건데, 지금처럼 잘 알고 있었더라면 진짜 확ㅠㅠ)

 

그리고 이사 가야 하는 그 전날 이삿짐을 쌌습니다. 그 집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으니 왠 짐은 그렇게 많은지 제 방에 책이 한 가득이었는데 말이죠. 그건 다 어찌 할건지 답답했지요. 아버지께서 그 책을 일일이 꺼내서 끈으로 묶는데 저는 이렇게 된 마당에 책은 가져가서 뭐하냐며 바깥에 들고 나가서 태워버렸습니다. 아버지는 눈물을 훔치시고 어머니는 소리 내어 우시고 그날 밤 이삿짐은 어떻게 쌌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다음날 아침, 이사 들어온다는 사람은 아침 일찍부터 와서 보채더군요. 빨리 짐 빼라고 참 야속하기도 해라. 어머니는 결국 그 사람을 붙들고 통곡을 하고 원통해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쫓겨날 수 밖에ㅠㅠ 그리고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요즘 흔히 얘기하는 이사비 한 푼 못받고)

 

그렇게 나와서 어느 건물 4층에 한쪽 구석 방에 어머니랑 아버지가 들어가셨습니다. 간단히 사용할 몇 가지 가재 도구만 챙기고 나머지 짐들은 몽땅 그 집 창고에 때려 넣었고요. 그 건물은 아버지께서 보증을 서주었던 그 아는 사람 건물이었습니다. 어떻게 우리 집은 부동산 경매를 당했는데, 그 사람 건물은 멀쩡한지 그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그 건물 말고도 숲 속 공기 좋은 곳에 번듯하게 새로 지은 빌라도 가지고 있었습니다.넓게 새로 지은 빌라에서 자기 가족들하고 오붓하게 잘 살고 있었고요. 그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왜….. 왜….이런 일이…..??

 

그렇게 저는 아버지, 어머니를 어느 낯선 건물 4층에 내팽개치듯 뒤로한 채 서울로 갔습니다. 친구 자취방으로 일자리 찾으러 일자리 찾으러 서울로 갈게 아니라 차라리 부동산 경매란 게 뭔데..? 하면서 일말의 호기심이라고 가질걸 그래서 부동산 경매를 배워볼 걸….

 

13년전 군대 제대 후 저는 사회에 무일푼으로 던져졌습니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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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까페에서도 적어 놓았던 제 과거의 경험담입니다. 정말 돌이켜보면 후회가 됩니다. 그때 부동산 경매가 무엇인지 공부해 놓았더라면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런 상처에서도 자유롭지는 않을까 말이죠. 아마도 많은 분들이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는 것은 투자 공부를 위해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돈을 잃을 수 있는 게 부동산 경매라고 말이죠.

 

그러나 만약 저 상황에서 제가 부동산 경매에 대해 잘 알았다면 어떻게 됬을까요? 보증에 의해 집이 부동산 경매라는 위험에 빠지기 보다 혹은 위험에 빠졌을 때도 저 자신과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 지도 아니 분명히 지키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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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곤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갑작스런 위기 격어보지 못한 사람은 잘 모르시겠죠 저 또한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큰 어려움을 격고 있는 중 입니다.. 노력하시고 계시니 앞으론 잘 되겠죠. 힘내세요